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발하며 집단으로 삭발식을 감행하면서 여의도에 이른바 '삭발 정치'가 부활했습니다.
동물 국회에 이어 6년 만에 '삭발 정치'까지 부활한 여의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당원들이 부르는 애국가가 국회 본관에 울려 퍼지고 한국당 의원들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갑니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발하고 대정부 투쟁력을 집중하기 위한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 삭발식입니다.
[김태흠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일) : 내 몸을 버리더라도 의를 쫓겠다는 그러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6년 전 같은 자리에서는 통진당 의원들이 정부의 정당 해산 청구 심판에 반발해 삭발식을 감행했습니다.
[김미희 /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 (지난 2013년) :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삭발과 단식을 시작한 것입니다.]
정치권의 삭발은 장외투쟁과 함께 정부·여당에 항의하거나 여론을 몰아오는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현재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2010년 자유선진당 시절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머리를 밀었고, 같은 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도 15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시 삭발했습니다.
[설훈 / 당시 민주당 의원 (지난 2004년) :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대한민국 수치이자 정치에서 상식과 원칙이 실종된 것을 의미합니다.]
야당이나 소수 정당의 마지막 수단인 이른바 '삭발 정치'는 그러나 쉽게 공감대를 얻기가 어렵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대화의 장인 국회에서, 그것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행동치고는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겁니다.
[최석 / 정의당 대변인 (지난 3일) : 로버트 할리 씨가 삭발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도 삭발했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들은 삭발을 합니까? 마약에 취해있고 광장 뽕에 취해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정권을 빼앗긴 야당 입장에서 정부 여당을 상대할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선진화법이 시행된 국회에서, 동물 국회에 이어 삭발 정치까지 재연되면서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더욱 따가워지고 있습니다.
YTN 김영수[[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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