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부분 휴전에 합의한 뒤 선결 조건으로 서방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요구를 검토하겠다며 호응하는 듯한 입장을 나타냈는데, 유럽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런던 조수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과의 회담에서 흑해 휴전에 대한 전제 조건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이 각각 발표한 성명에서도 휴전 발효 시점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가 해제된 이후에야 합의가 이행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공을 미국으로 넘겼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 크렘린궁 대변인 : 정의가 실현돼야 합니다. (합의 이행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것입니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농산물과 비료 수출 재개를 돕겠다며 러시아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루비오 국무장관도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을 평가한 뒤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결정하겠다며 제재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EU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면 철수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며 러시아의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아직 제재를 풀어줘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 우리는 지금 제재를 해제 안 합니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게 무너질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나토의 대응은 파괴적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대러시아 제재 해제를 두고 미국과 유럽의 이견이 노출되면서 우크라이나 휴전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YTN 조수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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