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년 만에 아버지인 김정일 생일을 맞아 참배에 나섰습니다.
단독 우상화가 속도를 내면서 사용하지 않던 '광명성절'이란 명칭도 북한 매체에 다시 등장했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 건지 짚어봤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름이 적힌 화환이 놓여있고 김 위원장과 수행단이 허리를 굽혀 참배합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것으로, 김정일 생일 당일에 김 위원장이 참배한 건 4년 만입니다.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가장 경건한 마음으로 삼가 영생축원의 인사를 드리시었습니다.]
해마다 반복돼온 김정일 생일 참배는 '선대 지우기'를 본격화하며 김 위원장에 대한 '단독 우상화'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난 2022년부터 중단됐습니다.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을 가리키는 '태양절'과 '광명성절'이란 명칭이 북한 매체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난해엔 김 위원장 초상만이 들어간 '김정은 단독 배지'가 처음으로 간부들 가슴에 달렸고, 날짜 표기에서 김일성 우상화를 위한 북한식 '주체연호'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김인애/통일부 부대변인(지난해 7월) : 일련의 김정은 우상화 동향은 선대 흐리기 일환인 동시에 독자적인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됩니다.]
이 때문에 몇 년 만에 부활한 김 위원장의 참배를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더구나 한동안 사라졌던 광명성절 명칭도 올해 김정일 생일엔 다시 등장했습니다.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 광명성절이란 용어까지 쓰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 개인 우상화에 대한 일련의 여론탐색과 함께 속도 조절 의도도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일각의 내부 거부감을 의식한 것으로도 해석되는데,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고취는 여전합니다.
김정일 생일 당일 노동신문 1면엔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주문하는 사설이 실렸고, 최근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연설 육성까지 공개하는 등 건설 성과를 선전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영상편집: 김지연
YTN 이종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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