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도 어김없이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돌아왔습니다.
10년차를 맞은 이번 대회의 무념무상 고수는 누구 차지였을까요?
정윤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하염없이 허공만 바라보는 사람들.
강한 바람과 주위 소음에도 멍한 표정은 바뀌지 않습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멍 때리기 대회'입니다.
제빵사와 무용 전공자 등 무려 35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80개 팀이 참가했습니다.
[현장음]
"파이팅!"
[박윤조 / 학부모]
"선생님이 아이가 멍을 때린다고 그래서 (대회에) 나와서 너 멍 한번 때려 봐라 했어요."
[이부건 / 학생]
"무조건 1등 하자 그리고 학교에서 멍 다시는 때리지 말자."
참가자 중엔 쇼트트랙 스타 곽윤기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곽윤기 / 쇼트트랙 선수]
"스케이트 인생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땄거든요. 그 한을 여기서 풀려고 왔습니다."
누운 자세를 취하거나, 하품도 해보지만, 90분 간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졸거나 웃음을 터뜨리면 곧바로 탈락입니다.
우승자는 시민 투표와, 암밴드로 측정한 심박수를 종합해 가려졌습니다.
심박수가 들쭉날쭉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게 중요합니다.
실시간으로 체크된 심박수는 분당 50~100회 사이로 다양했습니다.
우승은 외국어 전문 아나운서 권소아 씨가 차지했습니다.
[권소아 / 멍때리기 대회 1위]
"곽윤기 선수님이 3위를 하는 거 보고 왠지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1위하실 줄 알았는데, 지금은 심박수가 한 150정도 뛰는 것 같아요."
이색적인 '멍때리기 대회'.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윤철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이은원
정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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