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한 특공대가 주택을 들이닥쳤습니다.
필리핀인데요, 1조3천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40대 총책을 검거하는 장면입니다.
특공대 들이닥치니까 수풀 속에 쏙 숨었더라고요.
이 남성이 한국으로 송환됐습니다.
그런데 자신은 바지사장이라며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보석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빠지지 않는 한 마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겠다."
아니, 그렇게 성실한 사람이면 진작에! 2년 전에 와서 재판받지 그러셨어요~
이 총책은요, 검거되고 나서도 현지 사법 체계를 악용해서 국내 송환을 2년이나 피했던 사람입니다.
홍민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고급 주택에 소총으로 무장한 현지 경찰특공대가 들이닥칩니다.
주택을 수색한 특공대는 주택 밖 수풀에서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숨어있던 남성을 체포합니다.
[김 모 씨 / 피의자 (지난 2021년 체포 당시) : 알겠습니다. 저 신발 좀…. 안 도망갈 테니까요.]
김 씨는 현지 조직원에게 이사와 팀장 등 여러 직책을 맡기고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를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직원만 2백여 명, 2년 동안 입금받은 돈은 무려 1조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검거된 뒤에도 우리나라로 곧바로 송환되지 않았습니다.
현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기소되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추방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자신이 피의자인 허위 사건을 계속 만들어낸 겁니다.
[김 모 씨 / 피의자 (지난해 8월 국내 송환 당시) : (12시 21분에 본인 체포 영장 집행할 겁니다. 김○○ 씨 맞으시죠?) 네.]
검찰은 김 씨가 40억여 원을 불법 수익으로 챙기고, 14억 원은 친척 계좌 등을 통해 '자금세탁'한 혐의까지 조사해 지난해 9월, 김 씨를 구속기소 했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김 씨는 지난달,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석 심사에서 김 씨 측은 총책이 아닌 '바지사장'일 뿐이라며, 여러 계좌에서 중복된 금액을 제외하면 1조3천억 원 역시 과장된 액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석방돼도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김 씨가 검거 뒤에도 국내 송환을 방해한 점 등을 들며 해외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반... (중략)
YTN 안보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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