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가까이 서울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었던 지하철역 간이 서점이 갑자기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게 서울교통공사의 설명인데요.
비판이 일자 운영 연장을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여전히 공간을 단순히 늘리려는 1차원적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하철 4개 노선이 맞물리는 서울 공덕역 환승 구간.
한쪽 모서리에 자리한 간이 서점에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습니다.
시민들의 손길이 머물던 책들도 모두 천으로 가려졌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이태원 참사' 대책 가운데 하나로 모든 지하철 서점 문을 닫겠다고 하면서 정리에 들어간 겁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렇게 환승 구간에 들어선 시설물을 최소화하면 동선을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숨 가쁘게 걸음을 재촉하던 지하철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곤 했던 시민들은 당장 아쉬움이 앞섭니다.
[김영순 / 서울 신당동 : 서점 있는 게 낭만적이고 또 늘 편안했어요. 굳이 큰 서점에 안 가도 지하철 타고 갈아타면서 책을 구입할 수 있고, 또 구경만 하고 가도 되고. 행복했죠.]
무엇보다 환승 구간 한편에 있던 서점을 없애는 게 혼잡도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김기웅 / 인천 도화 2·3동 : 제가 여기로 매일 출퇴근하는데 (서점이) 전혀 지장이 없는 거 같습니다, 제가 볼 땐. 아침에 사람이 많아도 (서점 때문에) 밀리는 건 없이 잘 소통되는 거 같아요.]
[박선미 / 경기 부천시 오정동 : 사람이 많이 밀집돼서 서점이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어서 안 없애도 될 거 같아요.]
전문가들 역시 1차원적 사고에서 비롯한 대책이라 지적합니다.
밀집도 관리의 의미는 무작정 공간을 늘리고 보는 게 아니라, 주어진 공간에서 어떻게 인파를 조절할지 고민하는 거라는 겁니다.
[김병식 /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 : 그런 식으로 따지면 지하철 역사 안에 있는 의자도 없애야 하고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 거죠. 지하철 배차 간격을 바꾼다든지 승차 입구 조절을 통해서 밀집도 관리를 해야죠.]
불경기에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란 비판까지 더해지면서 서울교통공사 측은 재계약을 통한 지하철 서점 운영 연장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중략)
YTN 송재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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