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팍팍한 연말이지만, 주변을 돌보는 따스한 손길은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북 남원에는 폐지를 주워 다른 사람을 돕는 80대 어르신이 계시는데요.
김민성 기자가 할머니의 특별한 일상을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올해로 여든다섯 김길남 할머니.
자기 체구보다 무겁고 큰 폐지 더미를 끌고 여느 때처럼 집을 나섭니다.
도와드려도 되느냐는 요청을 기어코 거절하시더니, 어딘가로 바쁘게 총총 향합니다.
[김길남 / 전북 남원시 금동 : 빈 데다 아무 곳에다 라도 놔둬. 누가 보니까. 보이면 주워가 버리거든. (누가 가져간다고요?) 응. (그럼 비밀창고 같은 거네요?) 그렇지.]
물건들이 쏟아지지 않도록 단단히 쟁여 옮기는 노하우는 기본.
"짐이 잘못 묶이면 또 헝클어져. 됐어요, 이제 이렇게. 헝클어져도 돼."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으로 고물상에게 갑니다.
오늘의 총 수확은 75kg, 6천 원을 벌었습니다.
[김길남 / 전북 남원시 금동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개고만. 75kg. (차곡차곡 모으는 기분 좋으시겠어요?) 아 되게 좋아. 되게 좋아 (저금통에) 가져다 넣어두면. 모두 고생하셨소.]
이렇게 모은 돈을 할머니는 모조리 기부합니다.
생계는 기초노령연금과 노인 일자리로 번 근로소득으로 충분하다는 이유입니다.
올해도 성금 100만 7천700원을 냈는데, 그렇게 6년간 쌓인 게 정확히 356만 천110원입니다.
[김길남 / 전북 남원시 금동 : TV에서 나오듯이 나도 좋은 일 한번 해보려고 한 거예요. 누가 하라고 마라고 하지도 않고. 어려운 사람에게 쓰면 기분이 더 좋은데? 내가 쓰는 것보다.]
한때 120kg까지도 거뜬히 실어 날랐다던 할머니는 한해 한해가 다른 몸 상태가 아쉽기만 합니다.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하는 이 기쁨을 언제까지고 누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길남 / 전북 남원시 금동 : 언제까지? 한 3년 더 하고 싶어. 내 마음은 더 하고 싶어. 그런데 내 몸이 안 아파야지 하지. 그렇지않아요? (건강하셔야겠어요?) 그렇지. 첫째는 건강해야지.]
촬영이 끝나고.
할머니는 취재차로 모셔다드리겠다는 것도, 점심 한 끼 대접하고 싶다는 말도 모두 물리쳤습니다.
대신 "남의 집 아들들 나 따라다니느라 고생했다"는 말만 남기기고 큰 걸음으로, 그렇게 휘적휘적 자신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중략)
YTN 김민성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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