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가 일본에 잔혹하게 살해당한 을미사변 다음날, 일본 외교관이 본국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범행이 생각보다 쉬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아사히신문이 공개한 8통의 편지입니다.
1895년 10월 8일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 외교관 호리구치 구마이치가 그 다음 날 친구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그는 편지에서 "진입을 담당했고 담을 넘어 간신히 침소에 이른 뒤 왕비를 시해했다"면서 "생각보다 간단해서 어안이 벙벙했다"고 감상까지 적었습니다.
을미사변은 일본군 출신인 미우라 고로 당시 공사 주도로 일본 자객이 경복궁을 기습해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신에 석유를 뿌려 불태운 사건입니다.
하지만, 1876년 일본에 유리하게끔 맺은 '강화도 조약' 때문에 가담자 대부분이 무죄판결을 받거나 석방됐습니다.
이 편지는 명성황후 시해가 일본 국가 차원에서 주도된 건 아니라는 일본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기웅 / 한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건의 배경, 동기라든지 당시의 시해 상황 정황 구체적인 기술을 다 담고 있다면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편지는 나고야에 사는 우표 연구가 스티브 하세가와 씨가 골동품 시장에서 발견했습니다.
이후 '조선 왕비 살해와 일본인'의 저자인 재일 역사학자 김문자 씨가 진품이라고 판독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김문영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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