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남욱 변호사와 과거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를 잇달아 다시 불러 조사했습니다.
다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또다시 조사에 응하지 않아, '50억 클럽' 등 윗선·로비 의혹 규명에 갈 길 바쁜 수사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 만료를 꼭 일주일 앞두고 검찰에 다시 소환됐습니다.
오전에는 남 변호사 대학 후배로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대장동 사업자 선정 실무를 담당했던 정민용 변호사도 구속영장 기각 뒤 처음으로 불려 나왔습니다.
검찰은 공범 관계인 두 사람을 상대로 배임·뇌물 혐의와 당시 성남시 윗선과의 연결고리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또다시 소환 통보에 불응했습니다.
이번에도 건강상의 이유를 든 것으로 파악됐는데, 갈 길 바쁜 수사팀 입장에선 달가울 리 없는 소식입니다.
특히 김 씨는 검찰이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입니다.
검찰은 앞서 구속영장에 김 씨가 대장동 개발을 앞두고 성남시의회 등을 상대로 활발히 움직였다고 적었지만, 최윤길 전 의장 등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인물들은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소환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른바 '50억 클럽' 인사로 지목된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적절한 시점이 되면 조사할 거라는 원론적인 말만 전했는데, 결국 '정영학 녹취록' 외에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자금 흐름 등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로비를 받았다고 인정할 리 만무한 상황에서, 물증 없이 진술만 들어봐야 얻을 게 없는 만큼 소환 조사가 차일피일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검찰 안에서도 누군가를 불러 조사하려면 사전 수사부터 충분히 돼야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지난 한 주 잇따른 코로나19 확진으로 내부 홍역도 치렀던 수사팀원들은 일단 확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수사 일선에 복귀했습니다.
밖으론 특검 도입론도 마주하고 있는 검찰이 오는 22일까지 써야 하는 구속 피의자들의 공소장에 어떤 혐의를 적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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