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préndeme!

지옥 같았던 한달…그만두는 날에도 쏟아진 폭언

2021-06-16 0 Dailymotion

지옥 같았던 한달…그만두는 날에도 쏟아진 폭언

[앵커]

생계를 위해 건설현장에 뛰어들었던 여성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불과 한 달이었지만 지옥같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말못할 이유로 숨죽이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 건 아닌지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느 순간에 여기선, 내가 이 현장에 '야. 야. 어이'...사람들이 해도 해도 너무하는 게 나를 도대체 뭐로 생각하는지…."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A씨가 다른 동료에게 털어놓은 내용입니다.

화재감시원으로 입사한 A씨는 비인격적인 대우를 견디며, 무거운 쇠파이프를 옮기란 지시도 묵묵히 따랐습니다.

하지만 A씨를 더 힘들게 한 건 육체적 고통이 아닌 직장상사들의 괴롭힘과 성희롱이었습니다.

"하루 하루가 지옥같아. 하루 하루가 너무 지옥 같아요. 언니. 정말 1분 안 쉬고 일하는데"

7장 분량의 유서엔 입에 담기조차 힘든 말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견디다 못해 피해 사실을 노조에 알리고 일을 그만두려던 날도 가해자들은 A씨를 향해 폭언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엄마가 원하는 건 정말 진심 어린 사과고, 법적으로 확실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엄마가 원하는 건데 그 사람들이 뭘 해도 우리 엄마가 돌아오는 게 아니잖아요."

노조는 결국 2차 가해가 A씨를 숨지게 했다며 경찰과 노동청 등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살아생전 고인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사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명백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A씨 사건을 계기로 노조는 지역 건설현장 여성 노동자 79명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11명이 직접적인 성희롱과 성추행 또는 폭언·폭설 피해를 겪었고 16명은 동료가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습니다.

노동청은 해당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에 나섰습니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게 만약에 고인이 일회성 내지 단발성으로 했는데 사실 극단의 선택까지 갈 이유가 별로 없다고 보이거든요."

노동청은 의무교육 실시 여부 등 행정적인 측면은 물론, 현장에서 위법 행위가 없었는지 다각도로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