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전원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위탁 경비업체가 바뀌었으니 나가라는 건데, 아무 문제 없이 일했던 경비원들은 부당해고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시의 아파트 단지.
손팻말을 들고 어깨끈을 멘 경비원들이 목소리를 높입니다.
"고용 승계 보장하라!"
이들은 소속된 경비 위탁업체와 계약이 끝난 데다 해당 경비 업체와 아파트 사이 계약도 끝나면서 직장과 근무지를 모두 잃게 됐습니다.
새 업체에 고용되는 것도 아파트 측이 거부하면서, 사실상 '전원 해고'된 셈입니다.
단지 입구에는 이렇게 전원 해고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자비를 들여 직접 현수막을 달기도 했습니다.
새 업체에서 일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꺾이면서 이들의 설 명절은 더욱 쓸쓸했습니다.
[윤석주 / 해고 경비원 : 예초기를, 기계를 짊어지면, 연료가 떨어져야 내려놓는 분이야. 그렇게 열심히 해요, 저하고 둘이. 그런 분을 설 명절을 앞두고 잘라 버린 거야.]
업체는 경비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졌지만, 계약서상 '갑'인 아파트 측의 반대를 꺾기는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몇 명이라도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위탁 업체 관계자 : 기존 근무자들이 계속 근로를 했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회장님하고 소장님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그런데 그게 관철이 되지 않고….]
재계약을 거부한 입주자회의 측은 관리사무소에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 : 평가에 대한 것들은 관리 주체에서 평가하게 돼 있죠. 이분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면, 그 회사에 대한 인사권 내지는 경영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돼 버리고….]
관리사무소 측은 경비원들이 업무를 소홀히 해 재계약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법적으론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 업체가 바뀌면서 기존에 있는 사람은 나가야 하잖아요, 그렇죠? 업체가 바뀌었으니까. (관리사무소는) 미화나 경비나 인사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오랜 세월 함께 생활한 경비원들이 갑자기 해고돼 아쉽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공현정 / 아파트 주민 : 휘트니스 센터 옆에 가시면 가구들이 많이 쌓여 있을 거예요. 옛날에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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