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넘는 인근주민들은 사흘째 공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식같이 키운 돼지 800여마리가 속수무책으로 죽었고 삶의 터전은 잿더미가 돼버렸습니다.
이어서 강경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축사 건물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채 모두 탔습니다.
갈 곳 잃은 돼지들이 주변을 서성입니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마을을 덮친 겁니다.
[김점녀 / 경북 안동시]
"여기도 빨갛고 저기도 빨갛고…온 천지가 전부 빨간불이니 어찌할 수가 없잖아.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곳으로 다 갔어, 아무것도 없었어."
10개 마을 주민 1,200여 명이 산불을 피해 근처 수련원이나 안동 시내로 긴급대피했습니다.
인근 요양원 환자 92명도 불길을 피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 4채와 축사와 창고 등 건물 14개동이 불타고 돼지 8백여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살던 집이 모두 타버린 주민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우용기 / 경북 안동시]
"아침에 나오니까 (집이) 아직 불이 타고 있어요. 집 안에서 쓸 것은 숟가락 한 개도 못 구했지. 나도 여기에서 태어난 사람이에요."
산불 현장에서 멀지 않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병산서원도 한때 비상이 걸렸지만 큰 피해는 입지 않았습니다.
[김중학 / 경북 안동시]
"(산불이 병산서원까지 올까) 불안했지. 그래도 바람이 저쪽으로 불었기 때문에 다행히 이쪽으로는 안 온 거지."
어제 오후부터 통제됐던 중앙고속도로 안동 구간 통행도 오전 9시부터 재개됐습니다.
불이 꺼지면서 주민들은 마을로 돌아왔지만, 이번 산불로 입은 상처가 아물기 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김건영
영상편집: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