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왠일일까요.
세계가 주목하던 방역모범국이었지만, 급격하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는데, 뼈아픈 방역 허점이 드러나며 시민들의 생활에도 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한수아 기잡니다.
[리포트]
밤 늦은 시각,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미용실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정부가 추가로 미용실을 영업중단 업종에 포함시키자 사람들이 몰린 겁니다.
[아웅 키아 윈 / 싱가포르 주민]
"총리 발표를 듣고 미용실이 오늘 밤 11시 59분에 문을 닫기 전에 머리를 자르러 달려나왔어요."
역시 문을 닫게 된 식음료 가게도 마찬가지, 당분간 즐길 수 없게 된 인기 디저트 음료를 마시기 위해 늦은 밤까지 주문이 밀려들었습니다.
[현장음]
"버블티를 먹으러 다시 올 거야! 버블티!"
천 명대를 유지하던 싱가포르의 감염자는 20여 일 만에 열 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이 가운데, 기숙사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이주노동자가 8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수존 / 싱가포르 이주노동자-CG]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 방에서 자고, 한 화장실을 함께 쓰고, 한 세면기를 씁니다. 감염자도 샤워실을 같이 쓸 수 있어요."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이들은 기숙사 43곳에 나뉘어 거주하는데, 한 방에 많게는 수십 명이 함께 지내기도 합니다.
[현장음]
"작은 방이지만, 사람이 많습니다. 40명 정도가 함께 쓰고 있어요. 창문도 열지 않았죠."
싱가포르 정부는 크루즈선까지 동원해 노동자들을 분산 수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역 사각지대 관리 부실로,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지 못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