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 씨가 해외 도피 21년 만에 붙잡힌 과정이 공개됐습니다.
정한근 씨는 영문 이름 4개로 캐나다와 미국 영주권, 시민권을 획득하며 신분을 세탁했는데요.
미국 시민권자 신분으로 에콰도르에서 살던 정 씨는 검찰의 추적 끝에 파나마에서 붙잡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끈질긴 추적 끝에 정한근 씨가 결국 국내로 송환됐는데요.
검찰이 구체적인 과정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이 정한근 씨를 국내로 송환하기까지의 자세한 경과를 공개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정 씨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정 씨는 각각 다른 4가지 영문 이름으로 바꿔 캐나다와 미국의 영주권, 시민권을 차례로 획득해왔던 겁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 2017년 7월 정 씨가 미국 시민권자 신분으로 에콰도르에 입국해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에콰도르에 정 씨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청구했지만, 우리나라와 에콰도르가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인도가 거부된 겁니다.
이후 에콰도르 측과 다른 송환 방법인 '강제 추방 절차'를 협의하던 과정에서, 정 씨가 미국으로 출국 예정이라는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파나마를 거쳐 가는 일정이었는데요.
우리 검찰은 미국을 통해 파나마에 협조를 요청했고, 파나마 이민청이 지난 18일 파나마에 도착한 정 씨를 공항 내 보호소에 구금하면서 비로소 신병이 확보됐습니다.
파나마 대사관 소속 영사가 정 씨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정 씨가 자진귀국 의사를 밝혔고, 브라질 상파울루와 두바이를 거쳐 정 씨를 국내로 송환할 수 있었습니다.
검찰은 우리 시각으로 어제 새벽 3시 35분 두바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정 씨 구속영장을 집행했습니다.
정한근 씨는 어제 오후 국내로 송환된 뒤 곧바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돼 검찰 조사를 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는데요.
한보그룹 자회사 돈 323억 원 횡령 혐의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이미 지난 2008년 기소했던 만큼, 검찰은 정 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한근 씨가 21년 만에 송환되면서 '한보 사태'의 주역, 정태수 전 회장의 행방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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