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립학교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과 비슷한 벽화가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인들의 항의로 그림을 지우기로 했다가, '표현의 자유'라는 반대 여론에 밀려 결정이 다시 보류됐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LA 한인타운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로버트 케네디 공립학교의 벽화.
여배우와 야자수 바깥으로 욱일기와 흡사한 빗살무늬가 펼쳐져 있습니다.
2016년 이 학교 벽화축제 때 그려진 그림 중의 하나입니다.
일제 전범들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무늬를 용납할 수 없다는 한인들의 항의가 몇 달간 이어지자, 해당 교육구는 그림을 지우기로 결정했습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 LA 통합교육구 교육감 : 벽화가 한인 사회를 아프게 했습니다. 우리는 지역사회를 파괴하지 않고 조율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LA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주류 언론이 지속적인 반론을 제기하면서 다른 기류가 형성됐습니다.
작가가 욱일기를 염두에 두고 그린 그림이 아니며, 색깔도 다르기 때문에, 일부 민족의 주장만으로 그림을 지우는 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여기에 벽화 축제에 참여했던 다른 작가도 그림 제거에 반발하자, LA 교육구는 그림 제거 결정을 일단 보류했습니다.
한인사회는 뜻밖의 난관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정찬용 / 윌셔 커뮤니티연합 회장 : 사립학교도 아니고 공립학교, 그것도 한인타운 한가운데 있고, 벽화로 크게 해서 지나가면 볼 수밖에 없는 그림이 됐는데, 그런 면에서 좀 더 심각성이 있는 거죠. 상황이….]
문제가 지역사회 전체의 이슈로 커지자 해당 교육구는 물론 한인 사회도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됐습니다.
벽화를 지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민족과의 분란이 심해지고 지역사회의 인심을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완벽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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