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약수터 3곳 중 1곳은 오염돼 물을 마시면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이들 약수터는 여전히 개방돼 있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시민들은 오염된 약수를 지금도 마시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수터를 찾은 시민들이 바가지 가득 물을 받아 마십니다.
물을 받아 가려고 플라스틱 병부터 대형 생수통까지 동원됩니다.
마시면 안 된다는 경고문은 무용지물.
인근 식당은 아예 차로 실어 나릅니다.
[인근 식당 관계자]
"몸에 좋아요. (그래서) 갖다 먹는 거예요. 수돗물보다는 낫겠죠."
청계산 어귀에 있는 또 다른 약수터.
[정현우 기자]
"이 약수터 옆에는 마시기에 부적합하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데요.
하지만 폐쇄되지 않고 여전히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습니다."
[약수터 이용객]
"(오염된 줄) 몰랐는데요. 물 나오는 데 앞에다가 (경고문을) 붙여 두면 안 먹을 것 아니에요."
최근 서울시의 수질 검사 결과 약수터 220곳 가운데 음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79곳.
설사와 복통을 유발할 수 있는 대장균군은 물론, 중금속까지 검출된 곳도 있지만 폐쇄된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는 사용 중지나 폐쇄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일선 구청들은 물 공급을 멈추면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진다며 조치에 소극적입니다.
[구청 관계자]
"물을 음용수로 드실 건지 아니면 그 물을 가져다 다른데 쓸건지 (주민들이) 알아서 하셔야죠."
전문가들은 오염된 약수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성은주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여름에 균은 훨씬 많아지고, 면역은 떨어진 상태에서 (오염된 물을) 먹게 되면 병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고…"
당국의 방치 속에 오염된 약수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정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김지균
그래픽 : 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