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환자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존엄사.
이를 허용하는 법안이 이탈리아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지지자들은 종교적, 윤리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제 안락사 합법화 법안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탈리아 의회가 '사망 선택 유언' 법안을 찬성 180표대 반대 71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사망 선택 유언'은 위독한 상태에 있을 때,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해달라는 유언을 의미하는 것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스스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환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겁니다.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 내 5개 주가 존엄사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이탈리아에서는 보수 정당들의 반대로 수년째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존엄사 지지 단체들은 이번 결과를 크게 반기며, 안락사 합법화 추진을 예고했습니다.
[마르코 카파토 / 존엄사 지지 단체 : 이번 결정은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시금석이 될 겁니다. 원치 않는 치료를 중단할 권리가 생겼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3년 전, 교통사고로 침대에만 누워있게 된 유명 DJ가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에서 목숨을 끊으면서 이와 관련된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가톨릭계에서는 안락사는 자살 행위나 다름없고 의사들의 책임을 면하게 하는 비윤리적 법안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는 대신 품위 있게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존엄사와 안락사.
이를 인정하는 국가가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윤리적 논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안소영[[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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