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 잡스'로 불리는 탈북자가 았습니다.
한국 드라마에 빠져 세 번이나 북한 감옥에 갈 정도로 한국을 사랑했던 청년입니다.
남한에서 휴대전화 수리점을 창업한 그는 제2의 스티브잡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김설혜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13제곱미터 남짓의 허름한 가정집.
까무잡잡한 얼굴에 무테 안경을 낀 남성이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 부품들을 능숙하게 조립합니다.
지난 2011년 탈북한 김학민씨입니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서강 잡스'
2년 전 모교 바로 옆에 휴대전화 수리점을 창업했습니다.
[김학민 / '서강잡스' 대표]
"북한에서 10년 이런 일을 했었거든요 키가 이렇게 작고 가방 달랑달랑 매고 가정 집들에 수리하러 가는 거죠."
김일성이 하사한 시계에서부터 카메라, TV 등을 수리하던 꼬마 수리공의 명성은 남한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현장음]
"6층에서 떨어졌어요.
(허허허. 다 깨졌네요)"
걱정과는 달리 손만 댔다 하면 뚝딱.
단 3분이면 새 휴대폰이 됩니다.
[현장음]
"완전 새 것 인데요."
지금은 입소문이 나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수리 중 우연히 접한 한국 드라마를 보다 3번이나 감옥 생활을 했습니다.
[김학민 / 서강잡스 대표 ]
"매일 밤 10시만 되면 등불 가리고 (한국) 채널 돌려서 드라마 보고 (그러다 끌려가) 배고프고 매도 맞고, 죽임이라는 것과 가장 가까이 가 있어 본 시간이었고요."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넘어온 남한 생활은 얼어붙은 두만강 만큼이나 차가웠습니다.
[김학민 / 서강잡스 대표]
"탈북자라는 사람들의 시선이 따뜻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잠을 잘 못자서 수면제를 한 줌 가지고 나왔었어요. 그걸 다 먹어버린거죠."
김 씨는 자신처럼 남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에게 스티브잡스의 명언을 건넵니다.
[김학민 / 서강잡스]
"타인의 시선에 빠져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채널A 뉴스 김설혜 입니다.
김설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