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리경정 은가.'
왕삼은 끝내 굳은 결심을 내리고는 아득한 하늘을 망연
히 바라보았다. 멀리 태산의 주봉(主峰)인 천주봉(天柱峰)
이 구름 속에 그 웅장한 자태를 숨기고 있었다. 그 산은
이제 그가 찾아가 청운의 꿈을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키워야 할 곳이었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고향을 향해 더욱 발걸음을 재촉했
다. 이제 부모님께 자신의 결심을 밝히고 허락을 받을 일만
남아 있다.
그로부터 한달 후, 태산 천주봉의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오래된 측백나무 숲을
헤치고 산을 오르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바로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왕삼이
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때라 그는 마음이 매우
초조했다. 어디든 빨리 노숙할 수 있는 인가나 동굴을 찾
지 않으면 밤새 찬이슬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태
산은 사나운 맹수들이 항상 출몰하는 곳이라 목숨이 위태
로울 수도 있었다. 그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
며 생각했다.
'대체 소요비문은 어디 있단 말인가?'
사방 천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리에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이르는 태산에서 무작정 한 문파를 찾는다
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은 그도 잘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알고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강호의 큰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문파라면 당연히 태산의 주봉인 천주봉
에 있을 것이고, 천주봉 아래에만 가면 소요비문의 위치를
물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산
기슭의 마을 사람들 중 아무도 소요비문의 위치를 아는 사
람이 없는 것이 아닌가!
강호에서 유서 깊은 문파로 널리 알려진 소요비문은 태
산의 토박이들조차 모를 정도로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
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망설였지만, 그렇다고 달
리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찾아볼
셈으로 무작정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소요비문이라고 짐작되는 건물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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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않았다. 도가(道家)의 문파라서 절경(絶景) 부근에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왕모지(王母池)와 백동(栢洞)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자취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어 있었다.
왕삼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노숙할 곳을 찾고 있을 때였
다. 갑자기 으아앙, 하는 울음소리가 산중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분명히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였다. 그는 대경실색
했다. 이 깊은 산중에 아이 울음소리라니! 놀란 그는 황급
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수풀을 헤치며 달려갔다. 어느 암
벽 모퉁이를 돌아서자 작은 공지가 나타났고 그곳엔 놀라
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왕삼이 본 공지는 언뜻 작아 보이지만 사실상 사방 30여
장이나 되는 넓은 곳이었다. 단지 주위에 거대한 나무가
빽빽이 들어 서 있어 조금 작아 보일 분이었다. 지금 그
공터에는 100척(1尺: 약 0.24미터)은 될 만한 엄청난 크
기의 낙엽송이 하나 서 있었고, 그 밑에 두 날개의 폭이
10장(24미터)은 족히 될 만한 거대한 학이 남자아이 하나
를 발에 움켜쥐고 있었다. 왕삼은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가 없었다. 학의 덩치는 실로 어마어마해서 장년의 남자
두셋은 거뜬히 태우고 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학이
칼처럼 날카로운 부리로 아이를 쪼려는 것이 아닌가! 그
는 급한 대로 허리에 차고 있던 장검을 뽑아 학을 향해 던
지며 소리쳤다.
"이 요물이 감히 인간을 해하려 하다니!"
학은 갑자기 날아오는 장검에 놀라 아이를 쥐고 있던 발
에 힘을 풀었다. 그러자 아이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빨리
발을 뿌리치고 빽빽한 숲으로 달려가 사라져 버렸다.
먹이를 놓친 학은 매섭게 왕삼을 노려보았다. 영물이기
때문일까, 그 눈초리는 마치 사람의 눈처럼 번뜩였다. 이
에 섬뜩해진 왕삼도 황급히 숲으로 달려들어갔다. 순식간
에 들이닥친 학도 숲 속으로 파고들려 했지만 덩치가 너무
큰 탓에 날개가 나뭇가지에 걸리고 말았다. 분노한 학은
튼튼한 날개로 나뭇가지를 후려쳤지만 빽빽한 측백나무 숲
을 더 파고들 도리는 없었다. 결국 학은 포기하고 날아올
라 하늘을 몇 차례 맴돌고 난 후 멀리 사라져 버렸다.
숲 속 어느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왕삼은 학의 날
갯짓 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몸을 일으
켰다. 정말 위험한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순간을 넘겼다고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는 문득 아이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이도
이미 재앙이 지나갔음을 알았는지, 제 키보다 높은 수풀을
헤치고 걸어나오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마주 달려간 왕
삼은 순간 아이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
다.
아이는 세간의 여느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용모를 갖추
고 있었다. 다섯 척이 될까말까한 키로 봐서는 서너 살
정도 되어 보이는데, 인터넷경정사이트 ☞ T119.me ☜ 터럭 한 올 없이 반들반들한 머리에
핏줄이 비칠 만큼 새하얀 얼굴이었다. 그리고 커다란 눈은
수정처럼 맑고 입에는 연신 방글방글 웃음이 떠나지 않았
다. 특히 왕삼이 놀랐던 것은, 통통한 몸집에 비해 아이의
팔다리가 너무 짧다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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